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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기록(유협의 필드이야기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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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9-05 오후 2:05:21

유협
유협
前 한국아나운서 연합회장
現 경희대 체육대학원 박사
現 SBS 아나운서팀 부국장
現 SBS 골프중계 아나운서
기록이나 통계가 없는 스포츠 경기는 고명이나 양념 빠진 국수처럼 밍밍하기 이를 데 없을 것입니다. 같은 음식일지라도 어떤 고명을 얹느냐, 무슨 양념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맛과 모양이 달라집니다. 스포츠의 각종 기록은 음식의 고명, 양념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자메이카의 우샤인 볼트가 100m 9초58이라는 세계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지구상에서 제일 빠른 사나이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습니다. 또한 그가 과연 다음에는 얼마나 기록을 단축할 것인가? 혹은 볼트를 능가하는 누군가가 혜성처럼 등장할 것인가? 등에 전 세계인의 기대와 관심이 뜨겁습니다.

육상, 수영, 마라톤, 사격, 양궁 등 기록경기는 새로운 기록이 승패 이상의 중요한 가치를 갖습니다. 비록 금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지만,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한 선수는 그것만으로도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습니다. 그 이유는 자신의 한계를 넘었기 때문입니다.

수영 남자 자유형 100m는 48초2, 마라톤은 2시간 4분 55초, 여자 개인 양궁 60m 353점, 남자 10m 공기권총 593점, 한 시즌 개인 최다홈런 60개 등의 기록들은 모두 인간이 지금까지 거둔 한계 수치입니다.

야구도 흔히 기록경기라 불린다. 개인과 팀의 기록 경쟁이 야구경기의 재미를 높여줍니다. 그러나 개인 및 팀의 좋은 기록이 반드시 팀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개인이 아닌 팀 경기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팀워크가 더 중요한 덕목이지요. 그래서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골프도 기록경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선수의 능력을 기록으로 정리할 수 있고 바둑처럼 복기가 가능한 경기이기 때문입니다. 골프는 ‘실수를 하도록 예정되어 있는 경기’ 입니다. 골프 역사 상, 드라이버샷, 아이언과 퍼팅의 실수를 최소화했을 때, 공식적으로 18홀을 59타(-13)에 끝낸 것이 한계기록입니다. 보기 없이 18홀 중 13홀에서 버디를 한 것이죠. 물론 이글이 있었다면 보기가 나올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PGA의 알 가이버거, 칩 백, 데이비드 듀발 그리고 LPGA의 아니카 소렌스탐만이 경험했습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아직 그 기록을 작성하지 못했습니다.
비공식적으로는 일본의 마루야마 시케키가 2000년 US 오픈 예선전에서 이글 1개, 버디11개를 성공시켜 58타를 기록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의 제임스 본이라는 선수도 캐나다 투어에서 58타를 친 적이 있으나 두 경우 모두 파 71의 코스였고, 아쉽게도 PGA투어 공식경기가 아니었습니다.

골프 중계방송에서 선수의 기록은 재미를 배가 시킵니다.
연장전 승부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역대 연장전 우승 횟수, 그 대회의 평균 드라이브 거리, 드라이버 정확도, 정규 타수 내 그린도착율, 벙커 세이브율, 평균퍼팅, 평균타수, 라운드별 기록 등을 비교해 보면 대략 우승자를 점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리적 안정감, 배짱 등이 과거 기록을 무색하게 만드는 경기가 골프이기도 합니다.
강력한 우승 후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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